인터뷰

[인터뷰(도서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한국학도서관 이정현 관장님 인터뷰

등록일2020.11.09 조회수 449

번 사서 인터뷰의 주인공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한국학도서관의 이정현 관장님이다. 한국과 역사적 지리적으로 인연이 깊고 아름다운 캠퍼스로 유명해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된다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한국학도서관의 모습과 사서로서의 업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월드라이브러리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서님과 일하시는 도서관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한국학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 KHL)에서 일하고 있는 이정현(Joy Kim)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대학교 도서관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UCLA)’에서 정보학 석사 과정 재학중에 과학도서관에서 목록작성사서(copy cataloger)로 4년간 근무했습니다. 졸업 후 ‘로스앤젤레스 시립도서관(Los Angeles Public Library)’에서 일본어 목록사서로 일하다가 공공도서관보다는 대학도서관이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USC로 이직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진1. 이정현 사서 모습 출처: 이정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USC는 1880년 설립된 명문 사립대학입니다. 2020/2021 학년도 기준 재학생 46,000명(학부 19,500명, 대학원 26,500명), 교수 4,604명, 직원 16,313명, 근로 학생 7,956명 규모의 종합대학교입니다. 캠퍼스가 아름다워 할리우드 영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USC는 유학생 수가 많은 학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가을 학기를 기준으로 유학생은 총 10,402명이고 이 중에서 한국 유학생은 413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번째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USC는 한국과 매우 각별한 역사적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일본의 제국주의 침탈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독립 지사들이 USC 인근에 정착해 한인사회를 구성해서 캠퍼스 주변에 한국관련 유적이 여럿 남아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족이 살던 집도 캠퍼스 내에 보존되어 한국학연구소(Korean Studies Institute)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명 동문으로는 해방 후 한국의 지도자가 된 임영신(중앙대학교 설립자), 신흥우(배재학당 전 교장), 강영훈 전 총리, 박세직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외 다수의 유명 기업인과 교수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가진 USC는 미주 서부 한국학 프로그램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1942년 첫 한국어 강의를 개설했고 1977년 첫 한국학 전임교수를 채용했으며, 현재 언어학, 역사학, 문학, 문화, 정치학, 국제관계, 영화학 등 다수의 한국학 전임교수가 있습니다. 1986년엔 한국학도서관을, 1995년엔 한국학연구소를 설립해 한국학 진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중심 대학인 USC 도서관 시스템은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종합캠퍼스와 의대 캠퍼스에 20개의 주제 도서관과 하나의 디지털 도서관(Digital Library)이 있는데 제가 소속되어 있는 동아시아도서관도 그 중 하나입니다. 2018/2019 기준 전체 장서는 6백만권이 넘고 e-book은 2백만권, 사서와 직원 수는 300명이 넘습니다.


사진2. 대학교 전경 모습 출처: 이정현


도서관에서 사서님의 업무와 역할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학전임사서로 한국학 장서개발, 이용자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USC KHL은 1986년에 설립되었는데, 저는 1985년부터 일을 시작했고 1990년엔 한국학도서관 관장이 되었습니다. 첫 20년은 한국학 외에도 중국, 일본 직원들의 수서, 목록 업무를 감독 관리하는 역할까지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 동아시아도서관이 중앙도서관 건물로 이사하게 되었을 때 모든 기술 업무가 중앙으로 흡수되어 이후로는 한국학 장서개발과 이용자서비스만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 명의 전문사서, 두 명의 한국어자료 전담 직원, 1-2명의 인턴과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구비된 한국학 장서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어떤 자료가 인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USC KHL은 한국에 관한 모든 주제의 자료를 모으는 전문도서관이므로 한국어로 된 자료가 가장 많습니다. 책, 영상물, 전자 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포괄적으로 수집해 USC에서 한국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와 학생들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학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만권에 이르는 영어 자료들은 각 주제 도서관에 배치되어 해당 주제사서들이 관리합니다. USC KHL은 설립 후 초고속으로 성장하여 개관 5년 만인 1990년대 초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설립한 북미주한국학도서관컨소시엄(Korean Collections Consortium of North America, https://kccna.libguides.com/home)의 여섯 창립 멤버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학이 많이 확장되어 현재 멤버십은 13개 대학으로 늘었습니다) 장서 규모는 단행본, 간행물, 영상자료(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고지도, 마이크로필름, 수십 종의 아카이브 컬렉션 등 물리적 컬렉션이 약 15만 종 이상 됩니다. 그 외 풍부한 전자 자료도 갖추고 있습니다. 인기 자료를 물으셨는데 KHL은 학술도서관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수집하지는 않습니다. 설립 초부터 특화주제로 수집한 영화(북한 영화 포함),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영상 자료 수천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해외의 한국영화 컬렉션으로는 제일 방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꾸준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엔 교수법이 다양해져서 역사, 문화, 문학 수업에도 영상자료 등 각종 매체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이고 한류에 따른 한국 드라마의 인기, 한국영화의 인지도 등이 높아져 이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의 국제적 성공의 여파도 기대됩니다.


제가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는 분야는 출판되지 않은 문서자료들의 발굴과 보존입니다. 그 중 잘 알려졌거나 활발히 이용되는 몇 자료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Korean American Digital Archives (KADA)

http://digitallibrary.usc.edu/cdm/landingpage/collection/p15799coll126


190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주 한인에 관한 여러 사진자료, 구술 자료, 기록문서 등을 발굴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올 7월에 김포에 개관한 국립항공박물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리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여러 사진 자료를 전시용으로 제공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윌로스(Willows)에서 1920년 설립했던 한인항공학교 관련한 우리 도서관 자료들이 대한민국 공군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물관 앞에 세운 조형물도 우리 도서관의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각종 매체나 인터넷 사이트들이 우리 도서관의 자료를 다운 받아 허락은 커녕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마구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자료가 널리 사용되는 것은 보람된 일이지만 출처 만은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 입수한 자료 중 대한인국민회(Korean National Association)아카이브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미국에서 설립된 한인 최고의 단체로서 미주 내 다른 여러 한인 단체들의 맏이 및 본부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일제 시대 나라를 잃고 미국, 멕시코, 쿠바 등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을 결집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권익을 보호하고 애국심을 고취시켜 해외 독립운동의 중추 역할을 한 매우 중요한 단체입니다. 그런데 해방 후 대한인국민회가 해체되자 그 건물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잊혀져 있었습니다. 그 후 뜻있는 인사들이 미주한인역사 보존 노력의 일환으로 그 건물을 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해 2003년에 보수공사를 하다가 다락에서 수만 점의 기록물 무더기를 발견했습니다. 1900년 대 초부터 1945년 까지 미주 한인들이 펼친 눈물겨운 독립운동의 기록이 80년 가까이 사장되어 있다가 발견된 것입니다. 그 역사적 자료를 누가 어디에서 보존할 것인가를 놓고 한인사회의 이해관계자들이 16년 동안이나 갑론을박하는 동안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다가 재작년에서야 겨우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USC KHL이 그 자료를 1년간 임대하여 디지털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원본은 천안의 독립기념관으로 대여 형식으로 이송되어 현재 그곳에서 보존, 정리 중입니다. 작년에 3ㆍ1운동과 상해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맞춰 1920년 이전 자료를 우선 목록하여 공개했습니다. 나머지 방대한 자료들을 다 공개하려면 수 년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료보기


● USC Peace Corps Korea Archive

http://digitallibrary.usc.edu/cdm/landingpage/collection/p15799coll86


한국이 매우 가난하던 1966년 9월 16일 100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향후 2-3년간 지방에서 주민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온 미국평화봉사단 제 1기 멤버들이었습니다. 그후 1981년 제 51기를 마지막으로 15년간 2068명의 평화봉사단원들이 한국의 산간 벽지의 학교, 보건소, 한센병마을 등에서 헌신하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서신, 일기, 사진, 녹음 등으로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봉사 기간이 끝난 후 미국으로 돌아간 단원들은 ‘한국의 친구들(Friends of Korea)’ 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한국 사랑 활동을 계속하며 정기적으로 모임도 갖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연로해 가는 그분들의 개인 자료를 수집, 보존하기 위해 ‘USC 평화 봉사단 아카이브(Peace Corps Korea Archive)’를 만들어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소극적으로 기증 자료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들의 경험을 구술 기록 인터뷰(oral history interview)를 통해 비디오로 녹화도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게리 렉터(Gary Rector)라는 분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분은 평화봉사단 제4기로 1967년에 한국에 도착해 경상도 청도에서 보건요원으로 3년간 봉사를 마친 후에도 한국 농악에 매료되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나중엔 아예 한국인으로 귀화해서 ‘유게리’ 라는 이름으로 일생을 한국인으로 살게 됩니다. 당시 귀화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유일한 인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습니다. 이 분이 2017년 평화봉사단 제4기 모임 참석을 위해 미국에 오셨는데 그 때 저도 도서관 동료와 함께 이틀을 꼬박 운전하여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에게 미리 부탁해 가지고 오신 기증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녹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때 유게리님의 구술 기록도 녹화했는데 그것이 그분의 최후의 인터뷰가 될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1년 후 서울의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망 당시 마침 제가 한국에 있을 때여서 그분의 유품 중 기록물을 모두 우리 도서관으로 가져와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유게리님의 인터뷰의 링크를 첨부합니다.


인터뷰 보기


● Korean Digital Archive

http://digitallibrary.usc.edu/cdm/landingpage/collection/p15799coll48


주로 선교사 관련 문서들, 메티 윌콕스 노블(Mattie Wilcox Noble)의 저널과 사진(1892-1948), 코윈 테일러 컬렉션(Corwin Taylor Collection(1908-1922)), VW 피터스 컬렉션(VW Peters Collection 1928-1941)), 등의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로버트 T. 올리버(Robert T. Oliver)와 헤리 에틴져(Harry Ettinger)의 컬렉션은 그들이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일한 기록을 담고 있고 볼하워(Bolhower) 컬렉션은 한국전쟁사진들입니다.


● ‘Sea of Korea’ Rare Maps Collection

http://digitallibrary.usc.edu/cdm/landingpage/collection/p15799coll71


17~19세기 서양 고지도 178점의 컬렉션으로 그 중 133점이 동해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일본해” 가 아닌 “한국해(Sea of Korea)” 로 표기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지도를 통해 한국에 대한 서구 인식의 흥미로운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 소장 아카이브의 전체 목록은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KHL 소장 아카이브 전체 목록 보기


사진3. 도서관 내부 모습 출처: 이정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국내외 협력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협력사업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사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해외한국학사서들을 위해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의 일방적인 수혜자로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는 디지털 자료(Digital Resources)입니다. 원문 자료, 목차 정보, 등은 해외사서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또 Inkslib 의 Ask a Librarian for Librarians (https://inkslib.nl.go.kr/ask/askLibrarianView.jsp)서비스도 매우 소중합니다. 이 인터뷰를 준비하며 호기심으로 내가 몇 번이나 사용했을까, 어떤 질문을 했었는지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두서너번 이용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기억한 것 보다 훨씬 더 여러 번 질문하여 도움 받은 기록이 있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미국 및 다른 여러 나라에서 한국학전문사서로 일하는 여러 동료들도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보고 매우 인상이 깊었습니다. 부디 이 소중한 서비스를 계속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 외에도 해마다 보내주시는 기증 자료를 감사히 받고 있으며 해외사서교육프로그램도 몇 년에 한 번씩 참석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한국의 발전하는 문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워크숍은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원격으로 진행(http://inkslib.nl.go.kr/company/noticeView.jsp) 되고 있어서 저도 참석해 보려고 합니다. 기대됩니다.


USC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국제협력사업으로는 Visiting Librarian program이 있습니다. 한국 사서를 매년 1-2명씩 USC로 초청해 1-2년 머물면서 한국학도서관에서 일하는 프로그램인데 1994년 시작한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해서 현재까지 30명이 참여했습니다. USC 자체적으로 운영한 첫 21년간(1994-2014)은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계명대, 전남대, 동아대, 대구대, 중부대, 국회도서관 등에서 중간 경력 사서나 교수님이 오셨습니다. 이 기간 동안 국립중앙도서관과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무산되어 섭섭했습니다. 2015년 이후는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10개월 인턴십 형식으로 바뀌어 경력 사서가 아닌 졸업생 위주로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관심있는 사서지망생은 아래의 링크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링크 보기


사진4. 도서관 내부 모습 출처: 이정현


도서관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재개관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학이 3월 18일 문을 닫은 이후 거의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유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각자의 나라에서 원격 강의를 통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도서관도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게 되어 일부 부서만 빼고 모두 재택근무 중입니다. 자연히 전자 자료의 의존도가 매우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통은 주로 이메일과 전화로, 회의와 이용자교육은 줌(Zoom)으로 합니다. 채팅 서비스(Chat service)의 시간을 늘리고, 대출은 국내 학생들에게는 집으로 우송합니다. 외국에 있는 유학생들은 4챕터까지는 스캔 해서 파일로 보내줍니다. 도서관 내 연관 부서에서 자료의 대량 디지털화를 가동했습니다. 한국어 자료 수서는 3월부터 우편이 중단됨에 따라 모든 배송이 중단되어 한국에서 책이 떠나지 못하고 묶여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배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해 선적이 시작되었으니 12월 말쯤부터 정기적으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학의 대면 수업 재개는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주정부, 시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며 결정할 것입니다.


사진5. 교내 분수 출처: 이정현


현재 미국 도서관계의 트렌드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가지 현상이 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도서관과 학계에 유기적으로 접목되어 대학사서 및 도서관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대학사서의 전통적 역할이 기존의 지식을 수집, 정리해 이용자들을 지원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이런 전통적 역할 외에도 사서들이 교수의 연구나 수업, 강의 등에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업하는 예가 늘고 있습니다. ‘프라이머리 리소스 리터러시(Primary resources literacy)’ 가 점점 중시되는 경향의 일환으로 교수와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도서관으로 유치해 특수 자료나 1차 자료의 중요성과 이용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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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분야에 따라 첨단의 정보처리 소프트웨어 랩(Lab)등을 만들어 교수와 학생들에게 훈련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늘고 있습니다. 사서, 교수, 학생들의 협업 도구로서 디지탈 저작, 출판, 전시 플랫폼으로 이용되는 스케일(Scalar)라는 기술도 인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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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역할의 경계선도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주로 도서관 끼리 협업을 해왔다면 전혀 다른 성격의 기관들과 새로운 형태의 협업으로 지식을 창조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미국 최고의 방송상인 에미(Emmy)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로스트 LA(Lost LA, https://www.kcet.org/shows/lost-la)가 바로 그런 예입니다. 4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USC 도서관의 주도로 설립한 LA As Subject라는 컨소시엄 (https://laassubject.org/)과 KCET 공영방송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방송 시리즈입니다.


사서와 도서관 역할 및 협업 형태의 진화에 관한 다른 예도 많이 있습니다.


● Examples of digital-knowledge projects

https://libraries.usc.edu/collection/digital-exhibitions


● Ahmanson Lab collaboratory examples

https://polymathic.usc.edu/ahmanson-lab/collaboratories/ahmanson-lab-collaboratories-2018-2019


● Community archive digital residencies with L.A. as Subject

https://libraries.usc.edu/article/imls-awards-laura-bush-21st-century-librarian-grant-support-la-as-subject-digital-residency


● Bioinformatics services

https://libraries.usc.edu/sites/default/files/Bioinformatics_brochure_2019_final.pdf


● Mapping Mobilities

https://dornsife.usc.edu/digitalhumanities/mapping-mobilities/


이런 프로젝트들의 공통분모는 정보통신기술, 1차 자료, 학제간 연구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6. 도서관 내부 모습 출처: 이정현


도서관은 4차산업 혁명을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나요?


미국에선 4차산업 혁명 이란 말을 거의 듣지 못합니다. 동료와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면 거의 예외없이 “그게 뭐지?” 라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굳이 명칭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히 그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트렌드들이 그 예가 되겠지요. USC 도서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몇 예를 들자면


● 디지털 컬렉션(digital collection)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 자료의 수서 뿐만 아니라 기존 자료도 자체적으로 큰 스케일로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인공지능을 참고 봉사에 활용하려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즉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질문의 지식베이스(knowledgebase)를 구축해 대화형 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USC 도서관의 특수 장서 “이상한나라의앨리스” 컬렉션에서 다음 사이트를 실험 가동하고 있습니다.


앨리스와의 대화 https://alice.wonderland.usc.edu/chat/alice-endpoint.html


쳇셔 고양이에게 묻기 https://cheshirecat.wonderland.usc.edu/chat/cheshire-cat-endpoint.html


사진7. 도서관 내부 모습 출처: 이정현


미국의 도서관에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의 도서관 취업 지망생들에게 줄 수 있는 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도움이 되었던 자격증이 있으셨나요?


미국에서 사서가 되려면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LA)에서 인가 받은 학교에서 문헌정보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학 사서가 되려면 전공 주제 분야의 학위도 추가로 있으면 훨씬 유리합니다. 그런데 근래엔 ALA 인가 석사학위가 없어도 주제 분야의 석사 이상 학위와 적정 도서관 경험이 있으면 전문 사서로 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한국학사서가 되려면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자국의 언어 능력이겠지요. 대학도서관의 학문 환경 수준의 언어 능력이 필수입니다. 그와 동시에 한국어도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해야 하고 한자와 일본어를 알면 훨씬 유리해 집니다. 언어 능력 외에 소통 기술 및 대인관계 능력도 반드시 요구됩니다. 정보통신 기술도 많을 수록 좋습니다. 그 외 필요한 사항은 다음 책 제 7장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책 보기


사진8. 도서관 내부 모습 출처: 이정현


해외에서 한국학 사서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위에서 언급한 책 제 7장에서 설명한 대로 한국학 사서가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이용자 봉사입니다. 그러므로 이용자의 필요를 충족시킬 때 보람을 느낍니다. 연구자가 애타게 찾는 구하기 어려운 자료를 어렵사리 구해 전달할 때 기뻐하는 모습이 저에게 보상이 됩니다. 그 외에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희귀본이나 기록문서들을 발굴해 보존할 때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사서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요?


인류의 지식을 수집, 보존, 체계적으로 조직해 후대에 물려주어 문명을 발전시키는 기관이 도서관이라면 사서는 그 모든 일을 가능케 하는 두뇌이며 엔진입니다. 사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렇게 보존된 정보를 이용자와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이용자가 필요할 때 사용 가능한 형태로 그에게 제공할 수 없다면 효용가치가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서는 인류문명 발전의 열쇠를 관리하는 고귀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_ 이광세
편집_최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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