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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토리텔링 – 도서관에서의 소셜 리딩, 소셜 라이팅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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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고향’ 독일 만하임(Mannheim)을 알고 있는가. 얼마전 6월,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남쪽으로 90Km 떨어진 중소도시 만하임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소개하기 위해 만하임시립도서관 베른트 슈미트-루에(Bernd Schmid-Ruhe) 관장이 한국을 찾았다.

슈미트-루에 관장은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만하임의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만하임에는 외국인 거주자의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민자가 많다는 것은 이에 따른 사회문제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정부는 이러한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온 가운데 교육정책으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모든 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교육문화기관으로서 ‘만하임시립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더 많은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가 이야기하는 ‘소셜 리딩’과 ‘스토리텔링’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우리 삶 속의 독서와 이야기 방식을 변화시켜 왔다. 기존의 독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처럼 모두가 같은 책을 보지만 서로 아무 말도 나누지 않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소셜 리딩(social reading)은 사람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망을 통해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소셜 라이팅(social writing)을 이끌고 있다. 그렇기에 기술적인 플랫폼이 매우 중요하다. 소셜 리딩의 가장 큰 장점은 물리적 공간과 구체적인 시간 약속 없이도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글이 보존되는 것은 물론 메타텍스트 또한 저장되기 때문에 목록(catalog)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책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도 있다.

소셜 리딩에서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과정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이용자라면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쉽게 봤을 것이다. 소셜 리딩 과정에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이 어떤 책을 읽었고 그 책이 어떤지 평가한다. 또한 읽은 책을 추천하기도 하며 위시리스트를 선정해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기도 한다.

생산자(출판자)의 입장에서도 소셜 리딩은 상당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SNS에서 사람들이 써놓은 글을 통해 어떤 책이 인기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직접적인 생산자인 저자도 독자로부터 자신의 책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소셜 리딩이 활발해지면서 책을 만드는 생산자와 책을 읽는 독자의 관계도 새로워지고 있다. 책에 대한 칭찬과 비판의 피드백이 과거에 비해 직접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음은 물론, 주로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책에 대한 토론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세상에서의 이야기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슈미트-루에 관장은 한국이 이미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위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 전제조건은 바로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장비이다. 이를 통해 누구나 미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또 과거에는 많은 인터페이스가 특정 전문가들에게 공개되어 있었던 반면, 이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인터페이스가 많아져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해 말하자면 이야기(story), 즉 내레이션(narration)을 구술, 문자, 이미지 형태로 만드는 다양한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설 1.0, 즉 전통적인 방식의 소설의 경우 그 결과물만 독자가 공유할 수 있는 공적 영역이었다면, 소설 2.0이라고 하는 미래의 소설은 여러 사람이 함께 글을 쓰는 과정으로, 그 저작 과정을 모두가 공유하게 되며, 최종 결과물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쳐 누가 무엇을 읽었는지 확인 할 수 없게 된다.


소설 제작물과 과정의 변화(출처:‘공립 교육기관으로서 만하임시립도서관’ 베른 슈미트-루에 박사 발표자료)

그렇다면 미래의 책은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까? 독일의 작가 디어크 폰 겔렌(Dirk von Gehlen)은“새로운 버전은 다운로드 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한 책에 한 가지의 완성본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버전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앞으로 작품을 쓰는 사람도 많아지게 될 것이지만 읽는 사람의 집단 또한 더 다양해 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슈미트-루에 관장은 “출판시장이 지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며, 이미 출판시장의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셜 라이팅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로, 사람들에게 협업적 글쓰기를 가능하게 한다. 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읽기와 쓰기가 동시에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곳에서부터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함께 글을 쓰는 작업이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은 물론 저자들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슈미트-루에 관장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서비스가 잘 제공되고 있는 도서관으로 미국 ‘샌디에고공공도서관(San Diego Public Library)’을 꼽았다. 지난 2006년 샌디에고공공도서관은 샌디에고미디어예술센터(Media Arts Center San Diego, MACSD)와 협력하여 디지털 스토리 스테이션(Digital Story Station, DS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DDS는 개인의 이야기와 지역사회의 역사를 캠코더와 컴퓨터 등 디지털 장비를 통해 기록하고 DVD와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3~5분 가량의 짧은 동영상은 한 개인의 생각과 사진 등 개인사를 담은 기록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가 도서관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단계별 설명을 제공한다.1)

그렇다면 디지털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기술 발전과 환경의 변화에 도서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베른트 슈미트-루에 관장은 만하임시립도서관이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실험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아직 샌디에고공공도서관과 같이 DDS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도서관 교육 행사, 예를 들면 독서클럽이라던가 창의적 글쓰기,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셜 리딩과 소셜 라이팅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문제를 극복해야 할까? 아마도 도서관은‘직원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가’,‘기계 장치 구입에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변화를 과감하게 시도했을 때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평가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라는 많은 질문들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슈미트-루에 관장은 이러한 문제들을 생각하면 변화하는 것이 두렵고 힘들지만, 현재 도서관은 변화가 불가피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사실 사회에 다양한 기관이 있지만 도서관만큼 모든 이에게 열린 공간도 없다. 또한 다양한 기술과 정보에 대해 질문할 곳도 도서관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미디어에 관한 질문이 있을 때 도서관에 찾아와 질문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해 본다.


발표자료

https://www.goethe.de/

취재_계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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