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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비주류 독립출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나다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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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출판의 현황과 흐름을 조명하는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특별전 개최

- 2월 25일 개막을 시작으로 3월 31일까지 열려

독립영화(인디영화)와 인디음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배적인 자본과 형식으로부터의 ‘독립’이다. 기존의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와 개성이 우선시 되어 형식과 제작방식 면에서 차별화된 “비주류” 문화인 것이다.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독립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독립출판’의 바람이다. 불과 6~7년 전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독립출판은 기존의 자본과 지배적인 책 형식으로부터 독립해 크기도 모양도 내용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기성출판이 담지 못하는 독특한 감성과 태도를 가진 책들을 펴내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립중앙도서관은 독립출판의 현황과 흐름을 조명하는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독립출판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400여 종 600여 권의 독립출판물을 만나볼 수 있으며 디지털도서관 전시실에서 3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2월 25일 열린 개막식에서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역할은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자원의 망라적 수집을 관철하는 일”이라며 “아직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영역도 충분히 주목받고 조명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시켜 망라적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관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논의를 시작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막식 당일에는 전시 연계 행사로 박해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정준민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이로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대표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 독립출판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0년대 중반 독립출판물의 출현에 대한 하나의 가설’을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박해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사회문화경제적 변화라는 맥락에서 독립출판물의 등장과 발현 양상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해천 교수는 1990년대 독립출판이 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 중 하나로 ‘대중문화의 폭발적 성장’을 꼽았다. 그는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다양한 매체로 생산되기 시작했다”며 삼성이 대학생을 상대로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잡지인 ‘인재제일’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또 2000년대에 들어서는 ‘디지털문화의 출현과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 ‘대학문화의 쇠퇴’,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의 등장’, ‘청년 도시 공간의 불모화’ 등 다양한 사회문화경제적 변화를 주 원인으로 들며 “이러한 맥락에 따라 공간에서 지면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독립출판이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독립출판과 도서관의 역학’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준민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 교수는 “왜 도서관에서 독립출판을 다루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다른 한편으론 도서관이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정준민 교수는 “도서관이 문화공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장서”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도서관이 독립출판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책이라는 매체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약간의 걱정으로 발표를 시작해 나갔다.

따라서 그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독립출판물을 도서관의 장서로 구축하는 것만을 전제로 논의하지 말고 독립출판의 주체가 되어 도서관이 이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출판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서관에서 독립출판을 바라보는 시각이 장서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독자층을 개발하고 독자들이 독립적으로 출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줌으로써 출판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표는 ‘회전하는 신(scene)’을 주제로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 이로 대표가 나섰다. 이로 대표는 “이젠 독립출판의 정체를 논의하는 시점을 넘어섰다”며 “도서관에서도 독립출판물을 납본 받아야 하는가라는 생각에서 어떻게 납본 받아야 하는가로 이동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독립출판은 신(scene) 전체가 한 맥락으로 정리되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며 “아무래도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몇몇 작업이 전체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로 대표는 이러한 경향을 바탕으로 2014년~2015년도 독립출판의 특징에 대해 “출판과 디자인, 미술이 충돌하는 분야가 될 것이며 6~10년간 데이터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개인이 종착점이 아닌 시작점으로 삼는 출판물이 자신만의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며 양적인 확장에 대한 불안감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독립출판은 우리 시대 새로운 세대의 감성과 태도, 지식을 담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독립출판 그 자체에 대한 전시이자 독립출판의 수집과 분류에 대해 생각해보며 왜 이런 출판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해야 하는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번 ‘도서관 독립출판 열람실’ 전시를 통해 독립출판의 현황과 흐름을 조명하고 도서관이 어떻게 독립출판과 만나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3월 한 달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총 4회에 걸쳐 현장의 독립출판인이 직접 자신의 흥미로운 출판 경험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토크 행사를 갖는다. ‘오늘의 독립출판’을 주제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을 통렬하게 비판해 커다란 주목을 받은 플러스 사이즈 매거진 <66100>의 김지양 편집장 ▲대한민국 청춘들의 페이소스에 관한 잡지 <월간 잉여>의 최서윤 편집장 소규모 출판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6699프레스’ 이재영 디자이너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의 운영자 강영규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www.nl.go.kr)를 참고하면 된다.

글_송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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